전공의들의 청춘일기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인생이라는 병원에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막 시작한 청춘들의 첫걸음을 담은 이야기다. 전작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익숙한 의사들의 우정과 일상을 따뜻하게 비췄다면, 이번 작품은 그보다 더 아래, 막 가운을 입고 의사라는 타이틀을 어깨에 짊어진 전공의 1년 차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은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인 오이영(고윤정 분)이다. 그의 목표는 단순하다. 돈을 벌어야 한다. 어머니의 병원비, 학자금 대출, 생활비까지 짊어진 그는 병원이 희망이 아니라 생존의 수단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웃음이 피어나는 순간이 있다. 동기 표남경(신시아 분), 김사비(한예지 분), 엄재일(강유석 분)과 함께 울고 웃는 시간, 그 속에서 그도 인간다움을 되찾아간다.

병원은 냉정하다.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전공의들은 늘 경계선에 서 있다.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공간에서 그들은 매일 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그들은 완벽하지 않다. 하루에 수술복을 몇 번씩 갈아입고, 눈꺼풀이 내려앉을 만큼 당직을 서면서도 그들은 '환자에게 좋은 의사'가 되기를 꿈꾼다.

오이영의 캐릭터는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초상과도 같다. 자신보다 환자를 더 걱정하고, 감정을 숨긴 채 업무에 몰두하면서도 결국 인간이기에 흔들리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의학 드라마가 아니다. 성장 드라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병원에 모인 다섯 명의 전공의들이 어떻게 하나의 팀이 되어 가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누구든 자신의 청춘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된다. '우리 모두는 전공의였다. 인생이라는 병원에서'.

방영 후 시청자들은 '이게 바로 우리가 기다렸던 이야기'라며 호평을 보냈다. 특히 현실적인 묘사, 인간적인 감정선, 그리고 섬세한 연출력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의학 지식보다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것을, 이 드라마는 조용히 그리고 깊게 말해주고 있다.